1.
내 '일'은 내가 순서를 다잡으면 된다고 생각했지만, 그것도 오산이라더라.
내가 어렵사리 혼란을 비집고 나와 "OK!" 를 외친다고 해도 쉽사리 진행되지
않는 것들이 참 많다.
거쳐야 할 것들이 너무나도 많다.
누군가의 바람과 인정, 하다못해 그들 자신의 인생관 까지.
많은 과정에서 겪어야 했던 혼란들은 고스란히 외롭게 짊어졌건만.
그것을 탈피하자 마자 나를 맞이하는 것들은 인정받고 승낙받아야 할 타인들이다. 그리고 그들로부터 외면받기 싫은 고통이다.
" 그 혼란 속에서 용케도 너의 길을 찾았구나. 너를 응원한다. "
라는 말은 언젠가부터 굉장히 어려운 말이 되어버렸다.
찰랑 찰랑
허리춤에 달랑거리며 부딪치는 잣대의 소리.
우리는 간혹 그저 외톨이가 되기 싫어 인정받기를 원한다.
타인과 자신 모두에게 인색해져 버리고 있다.
2.
가슴 한구석이 짜르르르.
약간의 진통과 함께 떨려온다.
내가 내게 주는 경고음이다.
신나게 울리고 있다.
짜르르르르 짜르르르르르 짜르르르르르.
이를 부정할 필요가 없음에도 애써 부정하려는 나를 이해할 수 없다.
이러면 안 돼. 어서 뭐든 움켜쥐어. 갈피를 잡아!
심장 한 켠에 자리 잡은 시퍼런 팅커벨의 속수무책 날갯짓.
아무것도 느낄 필요 없고 느낄틈 조차 없었던 때로 돌아가고 싶다.
생각할 겨를 없이 살아갈 수 있었던 때로.
'아직은 걱정할 것 없어.' 라고 생각할 수 있었던 때로.
책망할 수 있는 사람을 찾고,
내게 끝 없는 구실을 주고,
결국은 정체되어버린 일상이 그 어떤 아득한 미래보다 더 두렵다.
마음 따라 걷고 싶다.
기다리는 사람도, 기다릴 사람도 없이 그냥 마음 따라 걷고 싶다.
매번 넘어지고 까지더라도 온몸이 크고 작은 생채기로 덮이더라도.
내 마음 따라 걸어가고 싶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